광주문화예술회관 (뉴욕 콘서트)
지난 3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광주문화예술회관 초청, 여행 인문학 콘서트.
이번달에는 "욕망과 고독의 자화상, 뉴욕"콘서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매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월의 계단을 하나씩 오르면서 행복한 성취감을 맛보기도 하고 때론 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밀물처럼 고독이 밀려올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성취감이 욕망의 전차로 변신하여 하늘 끝까지 달려가고픈
바벨탑의 후손이 되고, 일시적 고독이 이내 생활의 일상이 되어 버린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 드넓은 캔버스에 숱한 욕망의 꽃들과 어두운 그림자들이 어우러진 그곳,
뉴욕으로 여섯 번째 여행 인문학 콘서트를 떠났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단지 24달러만을 주고 매입한 뉴욕.
세금, 계급, 종교에 구애받지 않는 신세계,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배에 올랐던 이민자들이
자유와 풍요로움이라는 열망의 닻을 내렸던 뉴욕.
항구로써 경제, 문화, 인종의 용광로가 되어 나날이 번성하지만 미국의 여느 도시들처럼
뉴욕도 독자적인 문화가 꽃피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미국 민요의 아버지 스티븐 포스터의
음악은 유럽, 아프리카, 인디언등 여러 음악의 영항을 받아 미국식 독자적인 문화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스터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작곡한 금발의 제니, 죽은 누나인
샤 로트를 위해 작곡했다고 전해지는 오, 수재너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 당시 어려운
역경 가운데서도 희망을 가지고 삶을 즐기려는 여유와 위트를 공감해보았습니다.
물동량의 증가와 세계 1차 대전은 급속한 도시의 팽창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로 인해
102층 규모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위시하여 기능적, 공학적, 첨단재료를
활용한 다수의 마천루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욕망은 욕망을 다시 불러내어 인간의
위대함을 신 앞에서 증명이라도 하듯 어쩌면 수많은 바벨탑들이 건설 된 것이죠.
금주법의 시행으로 제동이 걸린 삶의 욕망은 법을 어겨가면서 사랑을 쟁취하는, 낭만적
사랑이라고 가히 불리는 위대한 개츠비와 암암리에 운영되던 스픽이지,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의 삶 속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대부의 영화
음악 속에서 욕망의 바다속에 뛰어든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느껴보았습니다.
1929년 경제 대공황의 먹구름은 그늘진 도시인의 고독을 적나라하게 표출하였습니다.
방안, 기차안, 사무실에 홀로, 때론 둘이 있어도 아무런 소통이 없는 도시인의 고독을
에드위드 호퍼는 독자적인 색채와 구도로 담아내었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일하던
조지 거쉰은 뉴올리언스에서 시작된 재즈를 클래식 음악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미국인의 정서를 담아 독자적인 미국의 음악을 탄생시켰습니다. 조지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를 들으시면서 고독한 도시의 알 수 없는 어떤 우울함을 교감하였습니다.
세계 1,2차 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많은 예술가들이 속속 뉴욕에 자리를 잡았고
자본가들이 그들을 후원하였습니다. 예술적으로 열등한 나라 미국이 아닌, 이제 현대예술의
수도가, 파리가 아니라 뉴욕이라고 외치고 싶었던 그들에게는 내 나라에서 성장한 예술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태어난 이들이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입니다. 또한 자국 출신 지휘자에 대한 미국인들의
갈망이 크게 작용하여 레너드 번스타인이 예상외로 빨리 뉴욕 필 상임 지휘자가 된 것도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클래식 음악 작곡과 더불어 뮤지컬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스 스토리중 투 나잇과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많은 공연
횟수를 기록한 오페라의 유령을 감상하였습니다.
욕망과 고독이 함께 뒤엉켜 살아가고 있는 일상, 어떻게 균형 감각을 가지고 살 것인지
되새겨 보았던 멋진 콘서트였습니다.
초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